
영화 <범죄도시4>는 한국형 범죄 액션 프랜차이즈가 축적해 온 폭력의 규칙과 형사 캐릭터의 상징성을 한 단계 확장한 작품입니다. 본 글은 감상이나 개인 소감이 아니라, 시리즈가 구축한 세계관 안에서 권력, 폭력, 정의가 어떤 구조로 작동하는지를 분석합니다. 특히 괴물 형사라는 캐릭터의 기능, 글로벌 범죄 서사의 도입, 그리고 반복되는 폭력의 정당화 논리를 중심으로 영화가 제시하는 메시지를 구조적으로 해석합니다.
괴물 형사의 정의와 확장
<범죄도시4>에서 가장 핵심적인 분석 대상은 여전히 마석도라는 인물이며, 그는 더 이상 단순한 개인 캐릭터가 아니라 시리즈 전체를 지탱하는 제도적 상징으로 기능합니다. 이 작품에서 괴물 형사는 법과 제도의 한계를 물리력으로 보완하는 존재로 정의되며, 이는 정의가 제도 내부에서 완결되지 못할 때 어떤 방식으로 외부의 힘이 호출되는지를 보여주는 구조입니다. 영화는 마석도를 개인의 성격이나 감정으로 설명하기보다, 반복되는 사건 해결 방식과 행동 패턴을 통해 하나의 시스템처럼 묘사합니다. 그는 상황에 대한 고민이나 내적 갈등을 거의 드러내지 않으며, 언제나 동일한 선택과 동일한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합니다. 이러한 단순성은 캐릭터의 평면성을 의미하기보다, 관객에게 예측 가능한 안정감을 제공하는 장치로 작동합니다. 괴물 형사는 변화하지 않기 때문에 신뢰 가능하며, 변화하지 않기 때문에 폭력의 결과 또한 의심받지 않습니다. 이 작품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마석도가 소속된 조직과 권한의 확장입니다. 이전 시리즈에서 그는 주로 지역 범죄를 다루는 형사였다면, 이번 영화에서는 국가 단위, 더 나아가 국제 범죄까지 대응 가능한 존재로 배치됩니다. 이는 개인의 힘이 제도의 힘으로 확장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동시에 제도가 해결하지 못하는 영역을 개인의 폭력으로 봉합하는 방식이 정당화되는 구조를 강화합니다. 영화는 마석도의 폭력을 문제 삼지 않고, 오히려 그 폭력이 없었다면 시스템 전체가 붕괴되었을 것이라는 전제를 지속적으로 강조합니다. 이를 통해 관객은 폭력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기보다, 필수 불가결한 해결 수단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결국 <범죄도시4>에서 괴물 형사는 개인이 아니라 질서 유지 장치이며, 이 장치는 변화 없는 반복을 통해 정의의 안정성을 상징한다는 점에서 시리즈의 핵심 축을 더욱 공고히 합니다.
글로벌 범죄와 폭력의 시스템
<범죄도시4>는 시리즈 최초로 범죄의 무대를 명확하게 글로벌 차원으로 확장하며, 범죄를 개인의 일탈이 아닌 시스템화된 산업 구조로 제시합니다. 이 작품에서 범죄 조직은 단순히 악한 집단이 아니라, 자본과 기술, 인력을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하나의 기업처럼 묘사됩니다. 이러한 설정은 범죄를 감정적 분노의 대상이 아니라, 구조적으로 제거해야 할 시스템으로 인식하게 만듭니다. 영화는 이 글로벌 범죄 시스템을 매우 빠르고 단순한 설명으로 제시하지만, 그 기능은 명확합니다. 범죄는 더 이상 동네 골목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며, 기존의 법과 행정 절차로는 대응 속도가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이때 마석도의 물리적 폭력은 복잡한 절차를 단축시키는 최단 경로로 기능하며, 이는 영화가 선택한 가장 효율적인 서사 전략입니다. 특히 악역의 설정은 이전 시리즈보다 더욱 비인격적이며, 개인의 서사나 사연은 최소화됩니다. 이는 악인을 이해의 대상으로 만들지 않고, 제거해야 할 대상, 즉 시스템의 부품으로 환원시키기 위한 장치입니다. 관객은 악역의 죽음이나 몰락에 감정적 갈등을 느끼지 않으며, 문제 해결의 한 단계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폭력은 윤리적 판단의 대상이 아니라 기능적 선택으로 자리 잡습니다. 글로벌 범죄라는 거대한 구조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물리력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자연스럽게 성립되며, 영화는 이 과정을 질문 없이 통과시킵니다. 결과적으로 <범죄도시4>는 범죄와 폭력 모두를 시스템화함으로써, 폭력이 개인의 분노가 아니라 질서 회복을 위한 공적 도구라는 메시지를 강화하며, 시리즈의 세계관을 보다 거대하고 단단한 구조로 확장합니다.
시리즈가 도달한 윤리적 결론
<범죄도시4>가 최종적으로 도달하는 지점은 폭력에 대한 새로운 질문이 아니라, 이미 확립된 윤리의 반복과 고착입니다. 이 시리즈는 처음부터 폭력을 미화하거나 정당화하는 데 주저함이 없었으며, 이번 작품에서는 그 태도가 더욱 명확해집니다. 영화는 법과 제도가 완벽하지 않다는 전제를 출발점으로 삼고, 그 빈틈을 메우는 수단으로서 괴물 형사의 폭력을 배치합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폭력의 수위가 아니라 방향성입니다. 마석도의 폭력은 언제나 명확한 목표를 향하며, 개인적 이익이나 감정과 분리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설정은 폭력을 도덕적 판단의 영역에서 분리시키고, 결과 중심의 효율 논리로 이동시킵니다. 관객은 폭력의 과정이 아니라 결과에 집중하게 되며, 결과가 긍정적이라면 과정은 문제 되지 않는다는 인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입니다. 이는 매우 단순하지만 강력한 윤리 구조입니다. 또한 영화는 시리즈가 지속될 수 있는 이유를 스스로 증명합니다.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범죄가 거대해질수록, 관객은 더 단순하고 확실한 해결사를 원하게 되며, 마석도는 그 요구에 정확히 부합하는 캐릭터입니다. <범죄도시4>는 새로운 질문을 던지기보다, 기존의 해답을 더욱 크게 확성하는 작품이며, 이로써 시리즈는 스스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합니다. 결국 이 영화가 제시하는 결론은 분명합니다. 정의는 때로 거칠고 단순한 방식으로 구현되며, 그 불편함을 감수하는 대신 안정과 질서를 선택하는 것이 이 세계관의 윤리라는 점입니다.